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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협의회 뉴스] 수학에 진로상담까지… 그의 재능, 학생 21명 인생 바꾸다. 2010-06-08
작성자 관리자 hit : 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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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목중 최영근 교사 토요일마다 `쉼터` 나가 맞춤형 교재 만들며 빗나가는 학생들 교육… 부인은 미술·딸은 통역 온가족이 재능나눔 나서
이신영 기자
조선일보 2010-01-08 SH1 [A11면]

서울 양천구 신목중학교 수학교사 최영근(56)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1시쯤 서울 용산구에 있는 `여성 쉼터`를 찾았다. 갈 데 없는 여성들과 자녀들이 머무는 곳이다. 초등학생 2명, 중학생 1명, 고교생 1명이 달려 나왔다. 최씨가 3년 전부터 매주 토요일 무료로 수학을 가르치고 진로 상담을 해주는 제자들이다.

고교 1학년 이하늘(16)양이 유독 선생님을 반겼다. 3년 전 최씨를 힘들게 했던 이양이 지금은 선생님을 가장 따른다. 이양은 이곳에 오기 전 경기도 양평에 살았다. 하루 벌이 노동을 하던 아버지는 매일 술만 마셨다. 결핵을 앓던 어머니가 포장마차를 하며 생계를 꾸렸지만 견디다 못해 1999년 집을 나갔다. 술 취한 아버지는 이양에게 공부해서 뭐 하느냐며 책과 연필을 뺏기도 했다. 이양은 학교도 가지 않고 집에서 컴퓨터 게임만 했다. 2006년 2월 어느 날 저녁 이양이 아침부터 잠자던 아버지를 흔들어 깨웠지만 대답이 없었다. 아버지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이양은 그 뒤 어머니가 먼저 와있던 이 쉼터에 왔다. 이양은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연민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다. 중학생이 됐지만 여전히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 가수가 되고 싶다며 방송국과 콘서트장만 쫓아다녔다.

이양이 중학교 2학년이던 2007년 6월 최씨가 쉼터에 찾아왔다. 최씨가 봉사회원으로 활동하던 복지재단에서 쉼터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했다. 최씨가 처음 이양을 만났을때 이양의성적은 반 30명 중 24등, 수학은 40점이었다. 맞춤형 수학 교재를 만들어 이양에게 주었지만 이양은 본체만체했다. 자꾸 찾아와서 짜증 난다며 방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최씨가 성실하게 아이들을 가르치자 어느 날 이양이 질문을 던졌다. 벌집은 왜 육각형이죠? 원으로 만들면 더 들어가기 쉬울 텐데…. 최씨는 육각형 구조는 공간들어낭비를 줄이고 더 튼튼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최씨는 함수들어X·Y축을 `서울→인천` `서울→부산` 열차로 설명하는 식으로 쉽게 풀어주며 죠? 원흥미를 갖게 했다. 이양은 점점 죠? 원관심을 붙였고 성적도 차츰 올랐다. 중학교 3학년 기말고사 때 30명 중 12등을 했다. 최씨 충고에 따라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서먹하던 어머니와원관계도 좋아졌고 친구도 생겼다. 웹원디자이너가 돼 불우 노인을 돕는 봉사를 하고 싶다는 인생의 꿈도 키우고 있다.

이양이 3년 동안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최씨는 봉사가 기쁜 일이라는 걸 실감했다고 했다. 최씨가 사람을 바꾸는 봉사를 시작한 것은 10년 전 가출을 반복하던 고3 학생을 상담하면서부터였다. 1979년 교직에 몸담은 뒤 학생주임·생활지도부장을 오래 맡았던 최씨는 한 달 넘게 그 학생과 대화를 나눴다. 그 학생도 마음을 고쳐먹고 공부를 해서 전문대에 들어갔다. 그 학생은 몇년 뒤 호텔에 취직했다며 찾아와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저 같은 사람들을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2002년 최씨는 경기도 일산 장애인·치매노인시설에 가서 레크리에이션 봉사를 했다. 문제아로 찍힌 학생들도 데려갔다. 학생들은 봉사를 한 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최씨는 서울보호관찰소도 찾아가 비행 청소년들에게도 진로 상담을 했다. 최씨가 상담으로 인생의 길을 바꾼 학생이 21명이나 된다. 이런 최씨를 본 가족들도 재능을 나누는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 미술 강사인 부인은 사회복지시설에서 미술 치료를 하고 태국어과 박사과정에 있는 딸도 태국 근로자들에게 무료 통역봉사를 한다.

최씨는 제가 할 수 있는 수학 과외나 상담도 봉사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100명 중 단 1명이라도 저를 통해 삶이 변화한다면 그것만큼 보람된 일도 없다고 했다.

주최: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사랑의 열매, 조선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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