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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론에서 본 자원봉사] [더 나은 미래] [Cover Story] 재능을 나눔으로 바꾼 4인의 이야기 2014-03-21
작성자 관리자 hit : 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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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는 돈이 아닌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에 내놓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했던 860만명 중 19% 정도가 재능기부에 동참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경영, 인사, 회계, 홍보 등 여러 영역에서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비영리단체의 경우, 재능기부 활동이 효과적으로 부족한 곳을 채워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더나은미래팀은 여러 NGO 단체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던 4명의 재능기부자를 만나, 그들의 재능이 나눔으로 변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영어광 할머니, 열정을 나누다… 심운자 영어 번역 봉사자

국제구호 NGO 플랜코리아에서 10년째 '영어번역' 봉사를 하는 심운자(72)씨. 지난 10년간 7만2000건에 달하는 후원자와 후원아동 간의 소통이 그녀를 거쳐 이뤄졌다. 계기는 2002년 우연히 접했던 신문기사였다. "조선일보 '우리이웃'이라는 지면에서 '번역봉사' 하는 분들을 접했어요.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수소문 끝에 플랜코리아를 찾아내 '맡겨만 달라'고 했죠." 당시 그녀의 나이 61세. 심씨는 소문난 영어광이자, 실력파 번역가였다. 학창시절부터 영어를 가장 좋아했고, 18세부터는 아예 주한 미군부대를 일터로 삼았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 손 글씨로 들어온 서류를 타이핑하는 일이었다. "사무실에서도 한가할 땐 사전을 아무 데나 펴봤어요. 재밌는 표현이 많았죠. 영화 시나리오 같은 것도 구해서 외우다시피 했고요." 미군부대에서 31년간 장기 근속하며, '타이피스트'(4급)로 들어가 감독관(11급)까지 할 정도로 능력 또한 인정받았다. (주한미군은 1급이 가장 낮고 13급이 가장 높은데, 13급은 의사나 변호사 등이다)퇴직 후에도 58세 나이로 한국방송통신대 영문과에 들어가 4년 장학생으로 학교에 다녔다.

영어번역 봉사는 이런 열정을 쏟을 최적의 창구였다. 후원아동의 편지를 비롯해 아동 소개서, 지역 소개서, 연간발전 보고서 등도 그녀의 손을 거쳤다. "연간발전 보고서 같은 것은 앞뒤로 굉장히 빽빽한데, 그런 문서 100개를 열흘 만에 번역해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하루 평균 60~80통 정도의 편지를 번역한다. 이런 나눔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파됐다. 미군부대에서 함께 일했던 친언니를 포함해 3명이 심씨를 통해 영어번역 봉사에 동참했다. 심씨는 "의외로 이런 봉사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심씨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 봉사에 참여했다가 시간에 쫓겨 그만두는 경우도 많은데, 지속적으로 성심을 다할 수 있는 자세를 먼저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나눔에 대한 마음도 커졌다. 심씨는 "우물과 화장실이 없는 학교, 에이즈 걸린 부모가 죽고 홀로 남은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매일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더라"고 했다. 심씨는 번역 봉사를 하면서 말라위 아동 후원을 시작했고, 현재는 에티오피아의 한 아동과 정기 결연을 하고 있다. "이 일을 아주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심씨. 자신은 재능을 조금 나눠주는 것일 뿐이지만, 그 일을 통해 삶 전체의 활력을 얻는다고 한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봄의환 드라마 작가

봄의환(본명 김윤정·47·그룹에이트 소속) 작가는 두 달에 한 번씩 월드비전에서 후원하는 아이들을 만난다. 그들의 얘기를 듣고, 이를 기관 소식지에 전하는 활동이 벌써 6년째다. 스스로 "인터뷰 전문가 다 됐다"고 말한다. "걱정도 많았어요. 처음 본 아이들에게 얘기를 끄집어내야 했으니까요. 3시간 동안 입을 안 여는 아이도 있고, 정에 굶주려 '언제 또 올 거냐'고만 재차 물어대던 아이도 있었죠." 봄 작가는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다. 질문지도 없고, 형식도 없었다. 그저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했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아이들의 내면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박지희 월드비전 홍보팀 대리는 "봄 작가님의 글(높이 나는 갈매기)은 후원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코너"라고 했다.

봄 작가의 삶은 변화무쌍했다. 반평생 노동운동가로 살았고, 뜻하지 않게 '싱글맘'이 되기도 했다. 작가로서의 삶은 지난 2004년 'KBS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시작됐다. 이후 드라마·영화·뮤지컬·도서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드라마 '별순검(시즌3)', 영화 '마지막 선물', 뮤지컬 '황진이' 등이 그녀의 손을 거쳤다. 3년 전부터 탈북민 관련 단체에서도 활동 중이며, 현재는 작품 활동과 함께 선교사 준비도 한창이다. 재능기부는 나눔에 대한 신념으로부터 나왔다. "30대 중반에 홀로 딸 키우며 작가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포기할까도 생각했죠. 어느 날 김혜자씨가 쓴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를 읽었는데 충격이었어요. 그때 목표가 생겼죠. 만약 내 글로 처음 돈을 벌면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쓰겠다고요."

봄 작가는 공모 당선 상금 1000만원 전액을 몽골에 기부했다. 월드비전을 통해서였다. 정기 후원도 시작했다. 2008년, 월드비전으로부터 재능기부 얘기를 들었을 땐 망설이지 않았다. 봄 작가에게 '재능기부'는 단순한 봉사가 아니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작가로서 정체성을 재정립했기 때문. "처음에는 기획사에서 쓰라는 대로 '어떻게 하면 잘 팔릴까'만 고민했어요. 근데 그런 생각이 점점 의미를 잃더라고요." 최근 작품 활동에는 이런 변화가 잘 드러난다. 작년 8월 출간된 '복음 안에서 하나 되리라'는 탈북 아동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봄 작가는 "내가 쓰는 글의 영향력과 의도를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봄 작가는 아이들을 만날 때 항상 책을 선물한다. 책의 가장 첫 페이지 글귀는 늘 같다. '네가 있어서 세상은 반짝반짝. 고마워'

글씨에 마음을 담는 남자… 강대연 캘리그래퍼

"캘리그래피는 단순히 예쁘게 쓰는 게 아니라, 글씨에 마음을 담아내는 과정이자 결과예요." 강대연(35)씨의 말처럼 그가 쓴 '부스러기 사랑'이란 글씨에는 아이 같은 순수함과 따스함이 느껴졌다. "손글씨는 직관적이잖아요. 정체성이나 메시지도 분명하게 느껴지고요. 이런 것들이 손글씨의 힘이죠." 강대연(35)씨는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협회'에 소속된 프로 작가다. 뮤지컬 '늑대의 유혹' 제호나 '가나초콜릿' '휘센' '홍초' 등 각종 방송광고에서 그의 '캘리그래피'(Calligraphy·글을 아름답고 개성 있게 표현하는 손글씨 기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06년 편집디자인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홍대 근처에서 한글로 쓰인 디자인 작품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평소에 글씨를 잘 썼는데 이걸 직업으로 할 수도 있겠다 싶었죠." 이후 관련 워크숍에 참여해 국내 캘리그래피 1세대로 불리는 이상현, 강병인 작가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초기에는 회사와 병행하며 작품 활동을 하다 2011년도부터는 아예 전업 캘리그래피 작가로 나섰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와의 인연은 200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 신문기사에 실린 아동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후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2012년 후원금액을 높여달라는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전화를 받고, 강씨는 "내 전문성도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다. 이후 기관 소식지인 '부스러기편지', 아동들의 모금함인 '꿈통', 빈곤아동 후원 기부사이트 '드림풀' 등 30개가 넘는 글씨를 기관에 선물했다. 강씨는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글씨를 만들 때는 색연필로 질감을 살리는 등 아이가 쓴 것 같은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한 글씨를 위해 걸리는 시간은 3일 정도. 전혜원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후원홍보팀장은 "글씨에 우리의 느낌이 잘 살아 전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작년에는 실비 정도를 사례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좋은 재능나눔 활동은 기관에 대한 이해와 사회복지 마인드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강씨 본인도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한 사회복지사 출신인 것.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늘 감사함을 느껴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거든요. 비록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디자인 쪽으로 왔지만, 이 일로도 사회복지 분야에 헌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쁩니다."

캐릭터로 나눔 실천하는 여자… 박보영 디자이너

"이 친구가 가장 마지막으로 탄생한 '나나'예요. 처음 디자인했을 때 아이들이 무서워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최대한 귀엽고 발랄하게 수정했죠. 머리도 핑크색으로 바꿨고요." 수줍음 많아 보였던 박보영(25) 디자이너가 갑자기 수다스러워졌다. 자신이 직접 만든 해비타트의 키즈빌더 캐릭터를 설명하면서부터다. "못을 박는 캐릭터 '코이'는 제 얼굴에 있는 것과 똑같은 점을 찍어줬다"며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초 만들어진 '키즈빌더'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해비타트의 나눔교육 프로그램이다. 신예은 해비타트 홍보팀 과장은 "집 짓는 봉사가 아동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어 참여하지 못하는데, 가족 단위의 자원봉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이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나눔교육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박보영씨가 맡은 임무가 바로 그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것. 2012년부터 '뚝딱블로거'(온라인 서포터스의 일종) 포스팅으로 해비타트 활동을 알리고, 길거리모금, 집 고치기 등 다채로운 봉사 활동을 해오던 박씨는 "당시 디자인 전공 학생으로서 기관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고 했다.

팀도 구성됐다. 디자인, 스토리, 음악 등 4명의 재능기부자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에 동참했다. 함께 참여했던 최영준 디자이너는 "집짓기에 사용되는 망치, 삽 등을 친근하게 표현하기 위해 동물캐릭터를 결합하는 등 아이들이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밤을 새워가며 고민했다"고 말했다. 4개월에 걸쳐 창조한 캐릭터들은 이후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박씨는 "5월에 'SBS희망TV' 이벤트가 개최됐는데, 해비타트 부스에 우리 캐릭터가 도배되고, 캐릭터 인형탈 주위로 수많은 아이가 모여들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큰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7월에 열린 '2012서울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3년 해비타트 달력에도 등장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모든 과정에 박씨의 세세한 손길이 더해졌다. 오는 3월에는 정식 홈페이지와 캐릭터 애플리케이션도 출시될 예정이다. 박씨는 "주변에서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정말 아무런 보상이 없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고 그 재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행복했던 일"이라며 "앞으로 누군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주저 없이 재능기부를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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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10/20140210024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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