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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암과 싸우고 있지만 이발 봉사는 할 수 있지요 20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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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싸우고 있지만 이발 봉사는 할 수 있지요

남양주=이영민 기자 ymlee@chosun.com

복지재단·요양원서 장애인·노인 돕는 전광웅씨
지난달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신망애 복지재단 소망관 3층에 이발사 전광웅(68)씨가 올라가자 장애인 남성 10여명이 인사를 하며 맞았다. 전씨는 숨돌릴 틈도 없이 가방에서 이발 도구를 꺼냈다. 한 사람 이발이 끝나자마자 다른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전씨 얼굴과 셔츠는 이내 땀으로 범벅이 됐다.

전씨는 1991년부터 매달 한 번 이곳에서 이발 봉사를 한다. 20년간 이어진 그의 나눔 활동에는 7~8개월 공백 기간이 있다. 2007년 6월쯤 양치질을 하던 전씨는 입 안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느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열흘쯤 뒤 이번에는 혀 안쪽에 뭔가 도돌도돌 걸리는 게 있었다. 거울 앞에서 입을 벌려보니 목젖 쪽에 콩만한 혹이 보였다. 그는 이비인후과를 거쳐 종합병원까지 가서 검사를 받았다. 악성림프종이라 불리는 암이었다.

그해 7월 23일 전씨는 수술대에 올랐다. 전씨는 병도 병이지만 이발소는 어떡하나하는 걱정이 더 컸다고 했다. 열아홉 살 때 이발을 배운 그는 튀김 장사, 해산물 장사로 돈을 모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이발소를 차렸다. 한때 보조 이발사까지 둘 정도로 손님도 많았다. 그 이발소를 치료비가 급해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건강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마다 온몸의 기운이 쭉 빠져나가는 듯했다. 그는 동네 작은 언덕도 못 올라갔다며 내가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았다고 했다.



▲ 지난달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신망애 복지재단에서 이발사 전광웅씨가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20년간 이곳에서 봉사를 해온 전씨는 악성림프종으로 2007년 수술을 받았지만 이듬해 다시 이발 봉사를 시작했다. 오진규 인턴기자 그는 방사선 치료기간이 끝나자 등산을 시작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해 다시 가위를 손에 들고 싶었다. 운동으로 다리에 힘이 생기니 당장에라도 이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발소를 차릴 형편이 되지 않았다. 다시 이발을 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 이발 봉사를 떠올렸다. 2008년 전씨는 이발도구를 챙겨 신망애 복지재단을 찾아갔다. 전씨는 오랜만에 찾아갔더니 사람들이 반가워했다며 이발을 해주고 집으로 오는데 내가 이발로 봉사를 할 정도로 건강해졌구나하는 뿌듯함에 가슴이 마구 뛰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해 6월부터 정기 검진비와 용돈 마련을 위해 청소일을 시작하고 나서도 이발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남양주 복지재단 말고도 양평의 요양원에도 간간이 찾아가 노인들 머리를 다듬어주고 있다.

신망애 복지재단 이연규(49) 팀장은 전씨는 한 번 오면 40명 가까운 가족들을 전부 이발하느라 몇 시간 동안 제대로 앉지도 못한다며 몸이 아픈데도 꾸준히 봉사를 하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씨가 이발봉사를 하는 복지재단과 요양원은 가는 데 1시간 30분이나 걸린다. 하지만 전씨는 갈 때는 피곤하지만 막상 반겨주는 얼굴을 보다 보면 내 부모님이나 자식 같다며 4살 때 지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나 형편이 어려워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4명의 아이 생각도 많이 난다고 했다.

이날도 그는 사회복지사가 힘드니까 10여명만 해달라고 말렸는데도 35명의 머리를 모두 다듬어줬다. 그가 이발해준 장애인들은 말 대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복지재단 사람들은 번번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하지만 전씨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여러분들은 거동이 불편하고 대·소변 가리기도 어려운 분들을 천사처럼 보살피시잖아요. 저는 그냥 제 마음이 좋아져서 하는 건데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재능나눔 동참하세요”

‘재능을 나눕시다’ 캠페인(조선일보·한국자원봉사협의회·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 주최)은 봉사자가 재능이나 기술·지식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운동입니다. 8일까지 “재능을 나누고 싶다”는 신청이 1만589건 접수됐고, 4435건의 재능 나눔이 이뤄졌습니다. 재능을 나누고 싶거나 도움이 필요한 개인·기업·사회단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재능나눔 자재비 같은 활동 경비를 기부해주실 수도 있습니다.

▲캠페인 신청: www.volunteerkorea.or.kr

▲문의: (02)3210-1730~1

▲재능나눔 후원: 하나은행 255-287107-00105(예금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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