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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지 아이들의 영화 만들기 레디~ 액션! 2010-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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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아이들의 영화 만들기 레디~ 액션!
남양주=김시현 기자 shyu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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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5.25 16:25
CJ 토토의 작업실
영화감독 최혜지(13)양이 레디~ 액션!을 외쳤다. 지난 1월 13일 오후 2시 경기도 남양주종합촬영소 한 세트장. 흰 소복에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귀신 분장을 한 서자명(13)양이 으스스한 목소리로 너는 이제 끝이야라며 천천히 움직였다. 이 장면을 16㎜ 캠코더로 찍던 김선호(13)군이 카메라 위치가 조금 틀렸어. 다시 하자고 했다. 촬영에 참여한 아이들 5명이 또 틀렸어? 이번에는 제대로 하자며 놀렸다.

이 아이들은 CJ 나눔재단에서 주최하는 영화제작 프로그램 토토의 작업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다. 토토의 작업실은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낙도(落島)나 산간벽지 학교 아이들 20~30여명을 모아 영화에 대해 가르치고 직접 찍어보게 하는 무료 영화창작 교실이다. 영화·케이블 방송 등 영상분야 사업을 하는 CJ가 2008년부터 시작했다. 지금까지 토토의 작업실에 참여한 학생은 500명이 넘는다. 이날은 양평 수입초·경주 영지초·김포 옹정초 어린이 23명이 초청됐다.

아이들은 12일부터 2박3일 동안 남양주종합촬영소에 머물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시나리오 쓰기·연기·촬영·녹음·편집·상영까지 모두 난생처음 해보는 것들이다. 5개 조로 나뉜 아이들은 공포영화에서 시각장애인용 소리로 보는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4조 아이들은 시각장애인용 영화 파풀라투스 5세의 모험을 찍었다. 외계인인 파풀라투스 5세가 시골의 한 할아버지와 좌충우돌하는 내용이다. 모두 강당에 모여 자기 키만한 마이크 앞에 서서 대사를 녹음했다. 조원 5명이 1.5L 패트병을 입에 대고 후후 불어 바람 소리를 내자 개 성대모사가 특기인 김동헌(12)군이 왈 왈 했다. 할아버지의 손녀 역을 맡은 김진아(13)양은 말로 모든 걸 다 표현하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고 했다.

같은 시각 변종 꿈 바이러스를 찍는 1조의 조은혜(13)양은 건물 안을 뛰어다녔다. 같은 조의 정현준(13)·임동주(13)군이 울라불라를 반복하며 쫓아갔다. 아이들은 오염된 한강물을 마시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로부터 쫓기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 촬영 현장에 있던 영상 멘토 박선민(35)씨가 너무 빨리 쫓아가니까 카메라가 못 따라가잖아. 카메라와 속도 맞춰서 다시 하자라고 했다.

국제 영화제 수상 경력이 있는 박씨는 감독 데뷔를 앞둔 예비 영화감독이다. 박씨와 같은 예비감독 4명 말고도 개인 프로덕션 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 6명이 이번 토토의 작업실에 참여했다.



▲ 지난 1월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에서 CJ‘ 토 토의 작업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영화를 찍 고 있다. CJ는 2008년부 터 영상분야 사업을 활 용해 문화적 혜택을 받 지 못하는 낙도나 산간 벽지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화를 가르치고 직접 찍어보게 하는 영화 교 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영화 촬영의 기초와 편집 등을 가르치고 함께 영화를 제작한다. 영화 전문가들이 아이들에게 재능 나눔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토토의 작업실에 참여하고 있는 송하령(34·뮤직비디오 감독)씨는 여기 오는 대신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경제적으로 더 이익일 수 있지만 아이들이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 때문에 계속 오게 된다고 했다.

영화배우들도 직접 이곳에서 연기 지도를 한다. 지금까지 배우 최정윤, 예지원씨 등이 동참했고 이번에는 영화배우 유지태씨가 참여했다. 14일 유지태씨는 자신의 출연작 순정만화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2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쳤다. 장오순(12)양이 영화배우 앞이라 긴장한 듯 숨도 안 쉬고 이 디카 되게 좋다. 화질 완전 짱이야를 낭독했다. 유씨가 관객들은 영화를 처음 보는 거니까 천천히 말해야지라고 했다. 장양은 연기에서 중요한 건 관객에 대한 배려라는 걸 배웠다고 했다.

토토의 작업실은 2008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촬영세트를 태안으로 옮겨 아이들이 태안 생태계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도록 지원했다. 학교가 작다는 이유로 졸업앨범 업자들이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오지 학교 학생들은 토토의 작업실을 통해 영상앨범을 제작하기도 했다.

CJ 나눔재단 곽대석 국장은 우리 기업이 가진 영상 분야의 재능을 사회에 나누기 위해 개발한 프로그램이 토토의 작업실이라며 영화 제작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아이들이 영화감독, 배우, 작가의 꿈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동헌군은 상영회가 끝나고도 레디! 카메라! 액션!을 반복해 외쳤다. 김군은 동네에 영화관이 없어서 평소에 영화도 잘 못 봤는데, 찍다 보니 재미있었다며 장래 희망 후보에 영화감독도 하나 더 집어넣었다고 했다. 서자명양은 연기에 몰입하다 보니 나뭇가지에 긁혀서 이마에 상처가 난 줄도 몰랐다며 나중에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도 아이들은 온통 영화 얘기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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