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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장님, 그건 제발… 200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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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그건 제발…
[매거진 esc] 금태섭, 사람을 건너다






»;;; 금태섭, 사람을 건너다









직장에서 상사와 의견이 다를 때 해결 방법은 대체로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윗사람의 뜻을 무조건 따르는 것. 둘째 토론을 거쳐서 상사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 셋째 논리적인 근거를 대면서 내 의견을 관철하는 것. 넷째 우격다짐으로 반항하는 것. 이 중에서 셋째 방법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여긴다면, “당신은 아직 멀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상사 쪽에서 볼 때 결론에서 부하 직원의 의견을 따르면서도 과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얘기할 수 없는 것처럼 짜증스러운 일은 없다. 겉으로는 칭찬할지 몰라도 다음번 인사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늘도 많은 직장인이 속에서는 열불이 나더라도 겉으로는 무조건 지시를 따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은 상사는 이런 모습에 속아서는 안 된다. 존경하는 부장님들께, 부하 직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런 비밀 몇 가지를 말씀드린다.

첫째, 툭하면 무용담을 늘어놓는 상사는 미움을 받는다. 특히 식사 시간에 이런 얘기를 듣는 것은 고문이라고들 생각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진짜 쿨한 경험담을 들을 때면 직원들도 즐거워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우주비행을 해보았거나, 젊어서 유명한 연예인과 삼각관계에 놓인 일이 있거나, 혹은 부업으로 클럽에서 디제잉을 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자랑을 해도 좋다. 퇴근 후 스크래치를 하는 부장님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나. 하지만 위의 세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가능한 한 자기 얘기는 안 하기를 권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뻔한 장광설을 늘어놓는 것이야말로 존경심을 잃어버리게 하는 길이다. 그리고 나도 경험해서 하는 말이지만 상사가 하는 경험담치고 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둘째, 직원들의 사생활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언제 결혼할 건지, 혹은 셋째 아이는 가질 계획인지 묻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스스로를 쿨한 부장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사소한 일에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나는 한때 골고루 먹어야 한다며 반찬을 집어주는 부장님을 모시면서 사표를 쓸까 심각하게 고민한 일이 있다. 만일 당신의 부하가 생선 눈깔이 맛있는데 왜 안 먹느냐며 젓가락으로 집어 밥에 올려놓아 준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마지막으로 업무에 관해서 한마디. 만일 당신이 엄격하면서 동시에 자상한 지도로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30%쯤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정말 착각이다. 직장을 때려치우고 하루종일 아이 옆에 붙어 있어보라. 그만큼 성적을 올릴 자신이 있는가. 시켜서 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스스로 깨닫지 않으면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직원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이번만은 반드시 잔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야말로 참아야 할 때다.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달라. 우리도 언젠가는 달라질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을 대신해서 부장님들의 건투와 만수무강을 빈다.

금태섭 변호사 2009.7.30









쓴소리는 천하를 살찌게 한다

강민석 칼럼사회부문 차장

중앙선데이| 제125호 | 20090801 입력

한휴(韓休)는 중국 당 현종 때의 재상이었다. 그는 직언을 서슴지 않기로 유명했다. 그의 쓴소리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현종의 얼굴이 야위어갈 정도였다. 한 신하가 말했다.

“한휴가 재상이 된 뒤 폐하가 매우 수척해지셨습니다. 어찌 파면하지 않으십니까.”
현종이 답했다. “한휴 덕분에 나는 야위었다. 그러나 천하는 살찌지 않았는가.”
뉴욕 헤럴드 기자 출신의 루이스 하우는 24년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분신이었다. 루스벨트보다 11살 더 많은 그는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미스터 노 맨(No man)’이었다. (『1인자를 만든 2인자들』 중)

루스벨트가 아이디어를 내면 하우는 있을 법한 모든 결점을 찾아냈다. 불륜에 빠졌던 루스벨트의 이혼을 막은 것도 그였다. 말을 듣지 않을 땐 욕도 서슴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하던 중이었다.

“루스벨트, 이 멍청이! 분명히 말하는데 절대로 안 돼. 그래도 고집을 부리면 당신은 정말 지독한 바보야.”

루스벨트가 고집을 피우면 물론 ‘예스’라고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이었다. “그래 좋아, 그렇게 해봐 이 돼지머리야. 나중에 내가 말 안 해줬다고 그러지 마.”

하우의 ‘노’는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일단 사람들이 허심탄회하게 여론을 전하러 하우를 찾았다. 하우의 ‘노’는 루스벨트와 세상 간의 소통이었다.

‘노 맨’을 휘하에 뒀을 때와 두지 않았을 때 통치자들의 운명은 달라진다.
당 현종은 한휴나 요숭·장구령 같은 명신이 재상으로 보좌하는 동안엔 태평성세를 구가했다. 후세는 이를 ‘개원(開元)의 치(治)’라 부른다. 말년에 유능한 장구령을 해임하고 이임보 같은 ‘아부 맨’들을 중용했을 때 현종은 안사의 난을 겪었다.
루스벨트는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발돋움시킨 인물이었다. 하지만 1936년 하우가 병사한 뒤 언론은 “하우의 조언이 없어지면서 루스벨트가 기세와 방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 곁에는 과연 한휴나 하우 가 있을까.
6월 21일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때다. 청와대는 “이른바 검찰 조직 일신이라는 것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인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7월 28일 김준규 후보자를 낙점할 때의 청와대 브리핑은 이랬다.
“소통을 중시하며, 유연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로 검찰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적임자. 글로벌 스탠더드로써 검찰 개혁을 이끌 적임자.”

인사는 메시지다. 그 메시지가 한 달 만에 180도로 바뀌었다. 검찰은 그대로인데 한 달 전에는 조직을 일신할 사람, 이제는 안정시킬 사람이란다. 그동안 검찰 수장 없이 조직의 일신이 다 이뤄지기라도 한 건지, 아니면 이제는 검찰 조직을 일신할 필요가 없다는 얘긴지 헷갈린다. 검찰 총수에게 왜 ‘글로벌 스탠더드’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한 달 전에는 전혀 언급조차 안 된 단어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검찰엔 어떤 사람이 필요한건가.

좀 극단적으로 꼬집자면 ‘인사청문회 통과’란 컨셉트 말곤 이번 인선에선 아예 원칙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청와대의 고충도 클 것이다. ‘천성관’이라는 잘못된 카드를 내놓았다 스텝이 꼬여도 왕창 꼬여버렸으니 말이다.

‘천성관 카드’ 등장 과정을 보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분명해진다.
검증 작업에 참여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본지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천 전 후보자를 총장 후보로 추천한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이 대통령이 천 전 후보자를 여러 차례 칭찬했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를 괜찮게 보고 있다는 감을 받은 것이다.” 중앙SUNDAY 123호 4면

이 설명대로라면 청와대 민정수석이 천성관 전 후보자를 추천한 배경은 ‘대통령의 의중’이었다. 대통령 심기만 맞추면 후보에 대한 여러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발표 때마다 달라지는 인사 컨셉트도 사람에 맞춰 만들어낸 것 아닐까.

참모는 대통령의 ‘반사체(反射體)’여야 한다. 대통령과 ‘부딪쳐서’ 빛을 세상에 보내야 한다. 그러나 예스맨들은 스스로 ‘발광체(發光體)’가 되려 한다. 발광체는 서로 빛을 빨아들이며 수를 줄여나가려는 속성이 있다. 마지막에 하나 남은 발광체가 되기 위해서다. 그들은 절대 ‘노’라고 말하지 않는다. ‘노 맨’ 없는 대통령이 성공했다는 얘기는 과문한 탓인지 들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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